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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일상에서 만남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기

햇살과산책 2007. 6. 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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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버스타고 출근하는길 대략 20분정도 소요됩니다.
이전보다 가까워진 사무실 덕분에 많은 시간의 단축을 가져와 아침에 나가는 시간은 대략 8시30분에서 9시 사이 조금 게으름을 피우면 9시 반쯤에 나갈때도 있습니다.
혹시 부러워할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저의 퇴근시간은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평균 오후8시에서 10시사이입니다. 이것도 밤샘하는 날이 많아지면 소용없습니다.

이시간에 버스를 타면 한산한 편이긴 아이를 데리고 타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이제 30개월이라 여러가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중학교시절(1980년대) 노인분들이 타자마자 서서가던 아줌마 아저씨들이 "야! 너 일어나라" 이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이래라저래라 그래서 기분이 나쁜적은 있었지만 반발해본적이 없었고 반발할 마음조차 없었습니다. 자리양보는 아주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자기일인 것처럼 나서는 아줌마 아저씨들은 없어졌고  그렇다고 노인분들에게 자리양보를 안하는 것도 아니지만 조금은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노인분들중에서 헷갈리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는 자리양보를 받을만큼 연세가 들어보이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집사람이 임신중기에 배는 별로 나오지 않았지만 지하철을 타고 노약자석에 앉은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성깔있는 할머니 한분이 서계시다 맞은편에 앉아서까지 계속 째려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옆에 서있어서 몰랐는데 나중에 얘기하더군요.

20대초반무렵 앞에 힘깨나 쓰셨던것같은 풍채좋은 노인분이 계셨습니다. 부리부리한 눈매에다 탄탄한 근육질이었지만 세월은 어쩔수없는지 주름살과 백발이 보였고 머리속 생각으로는 젊은시절 씨름선수였던것 처럼 보였습니다. 자리를 양보했더니 갑자기 어깨를 탁치더니 자리에 도로 앉혔습니다. 이광경을 옆에있던 외국인이 아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적이 있습니다.

20대후반 1년에 한번마실까 말까한 술을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그날따라 분위기에 휩쓸려 조금 마시고 지하철을 탔더니 그대로 잠이들었습니다. 중간쯤왔을때 잠결에 뭔가 소란스런 분위기가 느껴지고 "아이 어르신 참으시고 여기 앉으세요" 이런소리랑 눈을 살짝 떴을때 눈앞에 손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술이 팍 깨고 눈을 떴더니 어떤 노인분이 제앞에서 씩씩거리고 계셨습니다. 사태파악하느라 멀뚱멀뚱 했더니만 내리시더군요.

이외에도 몇몇 조금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심하거나 특이한 경험들이 있지만,
아직은 노인분이나 만삭의 임산부나 갓난아이를 데리고 타면 자리를 많이 양보해 주는 편입니다.
임산부의 경우는 임신초기에 유산이 많이됩니다.
이부분은 동등하게 대해줘야 마땅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임신을 했는지 거의 알수가 없습니다.
정서상 자리양보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힘들고....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아이들을 데리고 탔을 때입니다.
보통 세살에서 유치원생까지 데리고 타면 자리양보를 안해줄때가 많습니다.

보통 30개월정도 되면 15Kg정도 돌지난 아이들은 10kg 내외의 몸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무렵의 아이들은 그리 인내심이 많지않아 오래서있지 못합니다.
버스같은 곳에서는 운전기사나 도로사정에 따라서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트같은데서 파는 10kg짜리 쌀을 지고 버스나 지하철에 서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게다가 물건이 아니라서 어디에다 쌓아놓을수 있는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조심스럽고 돌봐야됩니다.

솔직히 저도 아이낳기 전에 지하철에서 아이가 울거나 시끄러우면 아니 공공장소에서 뭐하는거야..
이런생각을 한적도 있습니다. 저렇게 버릇없게 키우면 나중에 어떡할려고..
이런생각은 아이낳기 전에나 하는 생각입니다.
유난히 심한 아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어쩔수 없는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말귀를 알아듣고 자기제어가 가능한 시점의 아이들은 제가 속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적용될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이나 만삭의 임산부, 갓난아이의 경우는 자리양보를 많이 해주는 편이지만 아이가 뒤뚱거리며 서있을 정도만 되도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중년의 아주머니들이나 할머니들이 자리양보 해줄때가 많습니다. 그심정을 누구보다 잘알기에..

자리양보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덕중에 한가지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여러가지 정서적인 변화와 피곤한 일상 그리고 디지털기기의 발달로 인한 자아몰입이 예전보다 심한것 같습니다.

사회분위기나 여러가지 사회변화를 생각하면 제가 어렸을때처럼 여기저기서 내일처럼 나서는 어른들도 없고, 그렇다고 노약자보호석으로 대중교통수단을 모두 채울수도 없고, 사회는 점점 고령화되어가고, 한번쯤은 짚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유모차를 끌고 여기저기 다녀보니 장애인의 고통을 아주 약간이지만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길거리에 왜이리 턱이많고 도로도 울퉁불퉁 버스는 엄두도 못내고, 신호등신호는 엄청 짧고, 자동차들은 전혀 여유없이 들이밀어대고(예전에 경적울리는 사람이랑 싸울뻔한적도 있습니다), 지하철 탈려면 힘자랑을 어쩔수없이 하게되거나,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왜이리 귀찮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냐는 듯이 쳐다볼때는 사람때려 본적이 거의 없지만 이럴때는 한대 쥐어박고 싶을때가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상상으로 끝나지만...

mp3 기기나 휴대폰 각종 휴대용 게임기 및 PMP등의 제조회사 광고 아이디어로 자리양보를 캠페인화 시키는것은 어떨지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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