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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업무적인 만남

23년전에 만들어진 웨딩비디오

햇살과산책 2007. 9. 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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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에 촬영된 웨딩비디오..

작업의뢰물 사이에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 비디오테잎은 이미 한번의 끊어짐을 경험한 증거물로 치아 사이에 끼어진 이물질처럼 스카치테잎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분해... 이당시의 비디오테잎의 외면은 대체로 현재 유통되는 것보다 탄탄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면에는 maxell라벨이 측면에는 삼성라벨이 붙어있어 어디서 나왔을까 조금더보니 후면에 일본산이라고 적혀있는걸보니 maxell에서 나온것이네요. 삼성의 비디오테잎은 단종된지 꽤오래되었습니다. 분해해보니 구조가 아주 심플합니다. 요즘 나오는 것들은 걸림쇠역할을 하는곳에 스프링이 끼워져 자칫 잘못하면 튕겨져나가 찾기힘들면 짜증거리며 새테잎이나 고장난 테잎을 분해해서 끼워넣었던 기억도 있습니다.양쪽 테잎재질이 감겨져 있는곳 하단에 있는 견착물의 구조가 단순(제대로 작동하기만 하면되지 뭐..) 살아온 세월만큼 다양한 라벨과 케이스(선경 현재의 SKC)로 뒤덮여 있습니다.

줏어들은 이야기로는 이당시에 웨딩비디오 촬영하시던 분들은 1-2년만에 집을 샀다고 할정도였지만 현재는 인건비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현실..

1984년 조지오웰의 소설을 길거리에서 해적판으로 만나던 시절, 반쪽짜리 대회였던 LA올림픽이 열렸었고 조금 컸다고 가족여행을 거부하던 사춘기시절.

지금으로 봐서는 조금 조악한 화질이 될수밖에 없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장소는 신촌이고 큰형님뻘이나 삼촌뻘되는 신랑은 표정은 내내 무뚝뚝하지만 긴장이 풀리고 식사자리에서 환하게 웃고있고.. 꽃다운 신부는 결혼식 내내 활짝 웃고 있습니다. 아마도 큰아이는 성인이 되었을 확률이 높고..

가끔씩은 웨딩비디오 뒷편에 당시 TV를 녹화했던 장면들이 튀어나올때면 작업하다 그시절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연속극이나 아이들이 보던 만화...

과거를 다시 체험하는 것은 즐거울수도 괴로울수도 있지만 현재를 돌이켜보게 됩니다.
광학기기로 찍혀진 것들이 빛바랜 것들이 되어 조우하는 순간, 잃어버린 퍼즐조각을 되찾는 기쁨에 함께 했던 사람들과 유쾌한 시간이 되기도하고 타인은 알수없는 추억의 조각들과 만날수도 있습니다.
(사진과 비교했을때 영상의 좋은점은 목소리가 재현된다는 점이 가장크게 차지합니다. 음성과 화면이 결합하는 순간에 쏟아져나오는 당시의 정경들이 시청당시에는 생각의 시간을 사진보다 적게주는 편이지만 보고난후에 밀려오는 감정의 물결은 가끔 폭풍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 작업이 완료되어 디지털화된 결과물을 받으신 중년의 부부는 손을 꼭잡고 거실에 누워서 보고있으리라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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