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산책
평창 올림픽 직접 관람 -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승훈과 은메달 김보름 본문
평창 올림픽은 초반의 우려와 다르게 성공적으로 마친대회가 되었습니다. 남북단일팀등 외교적인 노력까지 좋은 평가를 내릴수 있는 가운데 올림픽 자체도 매우 가성비 뛰어난 대회로 평가받았습니다.
경기 측면에서도 때아닌 영미 열풍이 몰아치며(집에서 아내가 빗자루들면 아들과 함께 영미 영미 가야돼 가야돼 외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화제를 몰고온 여자 컬링팀을 비롯해 전혀 딴나라 종목으로 치부되던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이나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비롯해 스노보드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이외에서도 풍성한 결과들을 가져왔습니다.
지난 2월24일 강릉 빙상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은 생소한 종목인 매스스타트를 보고왔는데 유명한 선수인 이승훈과 왕따 논란을 불러일으킨 팀추월 경기로인해 아마도 평생받을 비난을 한순간에 받은 김보름 선수의 출전경기...
김보름 선수는 경기나 제대로 할까하는 우려를 넘어서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경기장에서 큰절까지 올렸습니다. 야유를 받으며 경기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질만큼 커다란 이슈였지만 경기장에서의 분위기는 김보름을 계속 연호하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습니다. 선수 개인에게는 좀더 성숙한 마음가짐을 가질수있는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올림픽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남자부에는 현역임에도 벌써 레전드라 불러도 손색없을 이승훈이 출전했습니다. 세계랭킹 1위답게 금메달을 안겨주었습니다. 경기장안에서는 열광했고 같이간 사춘기 아들도 시크한 표정의 평소와 다르게 계속 소리지르며 응원..
매스스타트는 매우 생소한 경기였습니다. 넓은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쇼트트랙처럼 경쟁하는것으로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이 뒤에서 슬렁슬렁 타고있고 몇몇 선수 돌출적으로 상당한 속도로 치고나갔지만 결국은 마지막에 하위권으로 뒤쳐졌습니다.
총 16바퀴중에 경기 중간중간인 4번째 8번째 12번째에 순위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되는데 결론적으로보면 3위까지는 이전에 계속1등으로 통과해도 마지막 결승선 통과순위에 부여되는 포인트를 넘을수없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들어오는 순위대로 승부가 결정지어진다고 볼수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옆선수와 이야기하거나 8-90년대 나이트클럽에서 기차놀이하듯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팬서비스 차원의 퍼포먼스인줄 알았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보면 이번대회는 목표한 금메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많은 투혼과 열정 그리고 다양한 종목에서 입상하면서 과정도 이전과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오점을 꼽자면 여자 팀추월팀의 모습이 최악이었습니다. 빙상연맹은 사실 오래전부터 문제가 많이 노출되었고 매우 투명한것으로 알려진 양궁협회를 빼면 우리나라 체육협회가 대부분 문제가 많은데 악명높은 빙상연맹은 김연아때도 변변한 지원하나없이 숟가락 얹어가기 바빴고 소치올림픽에서 불이익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습니다. 쇼트트랙 천재라 볼수있는 안현수는 급기야 러시아로 귀화까지.. 다른 종목을 봐도 김연경 해외이적 파동때 엄한소리하는 구단손을 들어준 배구협회나 수영협회와 박태환 그리고 역시 많은 비리와 연줄로인해 욕먹는 축구협회까지..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많은 행태를 지속적으로 보여준곳들..
썰전에서 유시민이 매스스타트 경기모습을 보고 올림픽 헌장에 어긋난다고 비판을 했는데 일리는 있지만 현실과는 일정정도 거리가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목 일인자는 세계 랭킹으로 보자면 이승훈이 차지하고 있었고 다른나라의 견제가 꽤나 심했으리라 보입니다.
빙상의 전설인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도 페이스메이커겸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성적 모두를 노린 출전으로 보였고 비슷한 레벨의 선수라면 기량차이는 날지라도 한두가지 변수로 순위가 바뀔수도 있을 정도로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스피드스케이팅처럼 혼자의 페이스로 기록을 측정해서하는 경기라면 당연히 이런식의 경기 운용을 하지 않았겠지만 순위경쟁 경기이다보니 나오는 방법..
그렇다고 특정 선수가 탱커로 희생하는 구조가 옳다거나 보기에 좋다는건 절대로 아니지만 경기 특성을 고려해야하고 선수를 비난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에 공적인 발언에 앞서 혼신의 힘을다해 고생한 선수에대한 배려를 더욱 크게 자리잡아서 이야기하는게 순리일듯...
되돌아보면 쇼트트랙 경기를 중계로 접하던 초기에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뒤에서만 맴돌다 마지막에 치고 나오고 앞에서는 한명이 진로를 교묘하게 막아서는 모습을 보기도 했었는데 조금 불편했던건 사실입니다. 점점 이런 부분은 세계 각국의 모든 선수들 사이에서 교묘한 방법으로 성행하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몸끼리 일어나는 교묘한 반칙에 매우 엄격하게 판정하는것도 이전에 쌓여진 이런 부분때문에 엄격해지는것으로 해석할수 있습니다.
하계올림픽의 꽃인 마라톤.. 김명민 주연의 영화도 나온것처럼 마라톤에도 페이스메이커가 있고 따지고보면 손기정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남승룡과 하기도 했던것을 보면 선수들은 현실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을것입니다. 물론 과정상 압력이나 거부로 인한 불이익이 있었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르겠지만 필요에 의해서 협력한 것이라면 현재까지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부분으로 봐야할듯.. 이런 현상이 너무 심하다면 해당 종목의 룰변경이나 폐지를 주장하는게 맞지않을까 생각이됩니다.
결론적으로보면 필요에의해 합의된 상태에서 반칙이 일어난 상황이 아니고 대부분의 다른선수들도 비슷한 전략을 가져간다면 경기에 나선 선수에게 비판의 날이 향하는 것은 부당해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앞에서 이야기한것처럼 경기 룰을 바꾸거나 유시민의 말처럼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면 개인생각에는 폐지하는게 옳을듯..
순위경쟁하는 경기에서 선수들이 조금더 나은 방법이라고 행한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것은 현실성없는 의견이라 보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만 이런 방법을 쓰는것도 아닌데다..(축구로보면 이기고있는 이란에게 침대축구 하지말라는 이야기로 들림)
유시민은 알쓸신잡2 경주편에서 황남대총 주변 카페거리 황리단의 월세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걸보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은 조금은 자조적인 목소리로 고치기 어렵다는 말을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취미를넘어서 순위를 다투며 같이 경합하는 경쟁적인 엘리트 스포츠에서 룰에 어긋나지않는 한도내에서 이기기위해, 모양새는 조금 엇나가더라도 전략적으로 머리쓰는건 고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그러한 심정으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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