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각과 리처드기어의 만남..

Posted by 햇살과산책
2007. 11. 12. 18:30 도서관환상/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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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방대한 양의 문자에 갇혀지게 됩니다.흔히 이를 격의불교라 하는데 동아시아에서 불교수용의 가장 큰 특징가운데 하나는 한자로 불경을 번역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종교가 그러하겠지만 불교의 정점은 실천적인 수행에 있습니다. 싯달타의 고행이나 중국의 선불교나 우리의 선불교는 모두 수행에 바탕을둔 것에 상당한 가중치를 부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흔히 중국의 무협시리즈나 우리의 사극에 묘사된 스님들은 모두 이에따른 신비한 능력의 보유자로 각인시키기도 했습니다.

들은바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불교나 유교의 수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깊이있게 수용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전은 영어나 외국어로 깊이있게 번역된지 오래되었고...조금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것은 그리 기이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가서 구약의 족보를 달달외우며 자기집 뒷동산 이야기하듯 이스라엘의 지명을 대가면서 성서를 논하는것이 아마 기독교를 믿는 분이라면 국내에서 하등 이상하지 않을것 같지만 서양에서 서양인이 그모습을 본다면 상당히 희안해 보일수 있습니다. 더구나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의 기독교의 수용이 상당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기에 비슷한 용모의 한국인이 그러는 것은 기이하게 보여질수도 있습니다. 즉 한국의 기독교도가 성서를 이해하는 만큼 그들중에도 불교나 유교에 대한 이해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반대로 벽안의 서양인이 한국불교를 논한다거나 유교의 경전을 가지고 진지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한다면 일차적으로는 기이하게 보일수 밖에 없습니다. 즉 상당한 호기심을 유발할수 있습니다.

이번 현각스님과 리처드기어의 대담은 내일(13일) 불교TV를 통해 방영된다고 합니다.


현각스님의 모습을 보니 스승인 숭산스님이 생각납니다. 그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것은 김용옥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본다에 묘사된 모습이었습니다.숭산스님은 당대 최고의 수행승으로 학문적 성취와 더불어 수도승으로 유명했던 성철스님과 다른점은 직접 뛰어들어 행동하는 수행자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영어한마디 모르는 상태에서 미국으로 포교를 떠난 그를 무모하다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역으로 구애받음이 없는 자연인에 가까웠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숭산스님의 일화 하나
숭산스님은 버클리등 미국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에 분원을 세웠습니다. 그곳에서 박사학위를 5개나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포교(이 사람은 만물박사처럼 상당한 박식함과 넉넉한 형편으로 인해 상당히 안하무인격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가나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은 귀찮은듯.. 숭산스님은 이사람에게 너는 무지하게 똑똑하니 니가 확실하다는 것만 대답하라며 진행한 대화...

하나 더하기 둘은 몇이냐..
묵묵부답..
왜 말은 안하느냐?
그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대답해보거라!
삼이요..
확실하냐..
장난하세요?..
그럼 니가 내게 물어보거라..하나 더하기 둘은 몇이냐고..
몇입니까?
0이다..
제가 박사학위가 5개나 되지만 그런 이야기는 태어나서 처음 듣습니다.
그러니까 니가 나보다 모르는것이야
사과 1개가 있어 먹었어.. 누군가 2개 더주었는데 그것도 먹었어 그러니 0이지..

이 일화에서 중요한것은 저런식의 말장난 자체가 아니라 안하무인격의 이방인들을 이끌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의 논법은 언어의 언어를 이야기한 현대 언어학의 성과들이나 주관의 한계를 이야기했던 비트겐슈타인이 떠오르기도 합니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지를 따진다면 숭산스님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마저 무슨 소용이 있을지...) 그의 이런식의 언어들은 그들에게는 생경한 동시에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고 합니다. 현각스님도 그가 포교할때 들어온 제자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극과극은 통한다는 이야기는 진실함을 상당히 가진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게 상아탑속의 학문의 진리이든 생활의 달인류가 지니는 경지든... 그가 지닌 진실함과 성실함 그리고 그에 따라 나오는 행위...

숭산스님은 1927년생으로 공주 마곡사에서 20세때 불교에 입문한이후 미국,중국,일본,유럽 특히 그당시에 공산권 국가였던 소련이나 동구권에도 포교를 했습니다. 숭산스님이 이야기한 일본과 한국의 선수행이 가지는 차이점은 일본의 선은 지나치게 엘리트위주 즉 사무라이등의 지배계층을 위한 면이 존재하고 한국의 선은 생활속에서 찾는다는 점이 가장큰 다른점이라고 했습니다. 이책은 입적하기 전에 나온것이라 나오지는 않지만 2004년 입적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숭산행원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언제 어디에서나 자기의 입장과 처지를 분명히 깨닫고 자기가 하여야 할일을 알면 그 사람이 도인이요,철인이다라는 말입니다.

산은 푸르고 물은 흘러간다(청산유수.. 한자로 쓰면 그렇게 나오겠네요..)
이책은 1993년 불교영상회보사에서 초판이 출간되었고 제가 가지고 있는것은 1994년에 나온 3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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