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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일상에서 만남

땅벌의 기억

햇살과산책 2007. 9.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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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쯤.. 군대시절...

중대 뒷산에서 겨울에 사용할 싸리빗자루 만들기위해 싸리나무 작업을 나가던날 (훈련뛸때 젓가락이 없거나 모자라면 사용하던 기억이 납니다. 껍질을 벗겨서 불에다 살짝 말려서 쓰던 기억이 납니다) 친했던 고참이랑(이등병 시절이었지만 9개월 차이나는 동갑내기 고참들이랑 상당히 친하게 지냈습니다. 원래 있던곳이 전방이라 군기가 약한것이 아니라 우연히 형성된 인간관계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바로 윗고참이었던 8,9,10개월 차이나는 그렇게 친한 고참이 3명씩이나 되었으니 어떤면에서는 복받은 셈이었지요.) 주절주절 시시껍절한 농담따먹기하면서 싸리를 뜯어내고 있었는데 유난히 장난끼 많았던 고참이 벌집에 모자를 던졌습니다.

악몽의 시작은 이때부터..
뭔가 뒷통수가 따끔거리더니 수십마리 땅벌의 공격이 시작되었는데 100여미터 남짓한 야산 중턱에서 길도 아닌 곳으로 수풀을 헤치며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산밑에는 취사장이 있었고 거기까지 달라붙던 땅벌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주변에선 몇마리가 윙윙거리고 군모며 벗어버린 상의에서도 여러마리가 후두두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연병장을 지나면서 물린곳을 헤아려보니 대략 15군데정도 내무반에서 군화벗으면서 양말과 하의속에서 또 몇마리.. 갑자기 어질어질해지기 시작해서 누워있으라는 분대장말에 1시간여 환각상태가 아마 이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꿈을 꾸듯 누워있다 다른 고참 손에 이끌려 언덕너무 대대의무실에서 주사맞고 다시 돌아와서 하루종일 누워있던 기억이 납니다. 벌에 물린곳은 모기 물렸을때의 10배정도로 부풀어 올랐고 다른곳은 그럭저럭 참을만 했는데 뒷통수에 물렸던 몇방이 꽤나 얼얼했던 기억이 납니다.(이때의 기억은 아직도 어제일처럼 선명하게 머리속에 남아있습니다.)

벌을 보기만해도 줄행랑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해가 갑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가 없습니다. 요즘 벌초를 많이 하기에 이맘때쯤에는 꼭 땅벌에 쏘인 사람들 뉴스가 보입니다. 10리까지 쫓아온다는 땅벌은 자극을하면 더 반응한다고 합니다.대처법으로 누워서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데... 쏘여보면 이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도망갈 생각만하게 되더군요..

얼굴과 목을 옷이나 수건으로 감싸고 움직이지말고 있으라고 합니다.

이전에 알려진 민간요법으로 된장을 바르는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땅벌에 쏘였으면 일단 병원으로 가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지연반응이라고 3-4일후에 증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아토피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반응이 더욱 크게나타난다고 하니 주의를 더하셔야 할듯합니다. 어릴때 책에서 봤던것은 암모니아수로(사람의 소변과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중화를 시켜주어야 한다고 나오는데 요즘은 암모니아수를 가지고 있는집이 없을것 같습니다. 벌에 쏘이면 스테로이드제 연고나 산성인 레몬즙으로 발라주고 냉찜질을 하는것이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역시 많이 물렸으면 병원에 가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벌,벌,벌, 벌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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